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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저를 꼬옥 안아주세요”…독거노인 지키는 인형로봇
춘천시 독거노인 토이봇 ‘효돌’ 보급사업건강관리와 정서적 안정감을 한번에집에서만 지내는 칩거형 노인에게 효과적
'효돌' 홍보영상 ((주)스튜디오크로스컬쳐 영상 캡쳐)

[미래로신문] 구성희 기자 = 작은 인형 하나가 사람에게 주는 힘은 의외로 크다. 어렸을 때는 부모와의 분리불안으로부터 안정감을 주는 ‘애착인형’이었다가 성인이 된 후에는 어릴적 추억과 함께 위로를 주는 존재가 되기도 한다.

춘천시가 독거노인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보급한 토이봇(효돌)이 좋은 반응을 얻으며 3년차 사업에 접어들었다. 어린아이의 모습을 닮은 이 작은 인형은 독거노인의 건강을 살피고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우울증·고독감 해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12명 중 1명 ‘자살’ 생각해

한림대학교 고령사회연구소가 2014년 춘천 거주 노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노인 12명 1명은 자살을 생각한 적 있다. 이유는 첫 번째 경제적 어려움, 두 번째 신체질환, 세 번째가 외로움·고독 때문이다.

춘천시는 2017년 (재)강원정보문화진흥원과 ㈜프론트유, ㈜스튜디오크로스컬쳐와 함께 콘소시엄을 구성, 독거노인 가구에 토이봇 보급사업을 시작했다.

토이봇과 함께 3개월 이상 생활한 노인들을 관찰한 결과 생활관리 및 우울증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생활 중 기상/취침, 약먹기, 산책, 체조 등 분야 개선도가 3점 만점에 평균 2.5가 넘었으며 우울척도 또한 기존 19%에서 14.3%로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 노인들은 일평균 10회 이상 인형을 터치하는 등의 상호작용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지역 내 60여 가구에 보급됐으며 올해는 8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20대를 추가로 더 늘릴 예정이다. 65세 독거노인 가구 중 자살시도 이력이 있거나 우울척도 점수가 높은 노인부터 우선 보급된다.

춘천동부노인종합복지관 관계자는 “토이봇의 경우 주로 집에서만 생활하시는 칩거형 노인분들에게 효과가 있다”라며 “처음에는 사람이 아닌 기계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지만 인형이 상당히 친근한 안내 멘트와 세심한 피드백으로 상호작용을 이끌어내고 있어 반응이 좋다”라고 말했다.

실제 효돌을 안고 있는 독거노인 모습 ((주)스튜디오크로스컬쳐 홍보영상 캡쳐)

◇30cm의 작은 인형 “손자가 따로 없네”

사물인터넷기술(IOT)을 탑재한 토이봇 ‘효돌’은 정보제공 역할과 정서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인형의 머리, 귀, 가슴, 손 등에 감지 센서가 달려있어 머리 쓰다듬기, 안아주기, 손잡기 등의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토이봇은 투약 시간에는 실제 어린아이의 음성으로 ‘할머니 약 드실 시간이에요’라고 말한 뒤 10분정도 있다가 ‘약을 다 드셨다면 제 손을 꼭 잡아주세요’라고 말한다. 노인이 실제로 손을 터치하면 체조를 안내하는 멘트가 나오는 등 세심하게 프로그래밍 됐다.

또 노인이 오랫동안 외출했다가 돌아오면 ‘할아버지, 하루종일 기다렸어요. 저를 꼭 안아주세요’라고 말한 뒤 실제로 안아주면 감사하다고 인사하는 등 정서적 안정 효과도 준다.

이외에도 치매예방 퀴즈, 종교서적 낭송 등 사용자 맞춤 음성 프로그램이 내장돼 있어 생활개선 역할도 한다.

복지상담사와 가족들은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노인의 활동사항과 안부를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제대로 약은 먹고 있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활동량을 체크하고 녹음해서 목소리를 보낼 수도 있다.

효돌 제작사인 (주)스튜디오크로스컬쳐 김두리 연구원은 “시니어를 위한 사업을 고민하던 중 독거노인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현 사회에서 그 분들을 케어할 수 있는 인형로봇을 생각하게 됐다. 독거노인을 단순히 감시하는 것이 아닌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사실 수 있도록 지원하는게 목표”라며 “춘천 뿐 아니라 태백, 전남 광양시 등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앞으로 꾸준히 확장해 나갈 방침”이라 말했다.

 

구성희 기자  mro@mrr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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