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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情脈(정맥), 진정한 교감의 힘

해람시론(海覽時論)

(pixabay)

종교 간 화합과 일치를 위한 HWPL 종교연합사무실 경서 비교 토론회에 여러 종교 인사들을 초청, 좌장으로서 이십여 차례 토론회를 진행해 오면서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일찍이 HWPL 평화의 일을 지지하고 늘 성원해 주시는 용화사 석연화 큰 스님 친필 족자를 선물로 받으면서 그 깨달음은 더 확실해졌다. 종교연합사무실 초청에 기꺼이 축사를 해 주시고 ‘情脈’이란 글귀를 주셨는데 그 뜻을 새긴다면 ‘진정함은 어떤 관계에서든 힘을 갖는다’는 심오함이다. 그 마음에 진정함이 있고 없고는 자신만이 아니라 주위 모두가 알 수가 있다. 투명한 눈으로 보면 모든 보는 눈은 같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모든 것을 진정한 마음 없이 대할 때는 일도 관계도 오래가지 못하고 어그러지겠지만 진정함을 가지고 다가가면 시간이 걸려도 어떤 일이든 반드시 아름답게 이루어진다고 믿는 것이다.

이것은 개인사든 넓게 국가 간에든 불변의 법칙이다. 지난달 말 열린 G20 정상 회의에서 2019 의장국인 일본은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일을 했다. 회원국가 모든 정상들과 돌아가며 회담을 하면서 아베 총리가 우리 대통령만을 빼놓은 것이다. G20 정상들도 한일 관계 과거사를 놓고 몽니를 부리는 일본의 태도를 모르지 않는 데다 마치 잔칫집에 손님을 초대해 놓고 음식을 차별하는 것 같은 심보가 온당치 못한 걸 알았던지 오히려 주인인 아베를 외면하는 듯한 어색한 장면들이 비치기도 했다.

일본은 행사를 주최하고도 미국 눈치 살피느라 회원국가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데다 겉으로는 자유무역을 외쳤지만 징용 문제로 우리와 불편한 속내를 반도체 주요 부품 한국 수출 규제라는 무역보복 조치로 드러내면서 국내외로부터 비판을 받는 모양새가 되었다. 일본의 옹졸한 행위가 결국 제 발등 찍는 꼴로 귀결되겠지만 아베의 집권 자민당은 당장 21일 실시되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론이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또 G20 정상회의가 끝나자마자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의 적극적인 중재 역할에 힘입어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회동을 가짐으로써 세계의 이목이 대한민국으로 옮겨졌다. 일본으로서는 보수 우익 표를 의식한 모종의 강경한 제스처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본다.

대저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만사 상호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양보와 합의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일본의 경우는 점점 우경화되어가면서 한국에 대해 예민하게 각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진정함과 거리가 먼 편협함의 결과는 국제사회의 호응을 얻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자국의 이익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일본 정치인들도 알아야 한다.

이것은 국내 정치를 둘러싼 역학관계에서도 같은 법칙으로 적용된다. 세계가 인정하는 자국 대통령을 깎아내리기에 바쁜 야당의 태도나 이와 맥을 같이 해 흠집을 내려는 언론들의 고약한 행태가 어제오늘이 아니다. 한반도 통일을 위해 쉴 틈 없이 세계를 순방하며 일하고 있는 대통령의 행보를 한가하게 천렵질 다니는 모양새에다 빗댄 자유한국당 대변인의 표현은 외교의 본질을 왜곡한 도를 넘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외교가에서도 이러한 비판에 대해 한국의 급속한 국력 신장으로 달라진 외교적 상황을 모르는 데서 오는 편견이라고 지적한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으로서 세계 거의 모든 나라로부터 초청을 받고 있지만 대통령 임기 내에 그 많은 나라를 모두 방문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한다. 때문에 총리까지 나서서 투톱 외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방문 일정이 미뤄져 상대국이 불쾌하지 않도록 잘 달래는 게 중요한 업무가 됐다고 한다. 이번 북유럽 3개국 순방과 동남아 여러 국가 순방에 이어 G20 정상 회의에서도 시진핑 주석과 회담을 하고 이어 자정을 넘긴 시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등의 바쁜 외교 일정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이다.

국내 언론 또한 기사의 질이나 인터뷰의 격을 높일 필요가 있으며 기울어진 보도 행태에 대해서도 이젠 국민의 질책을 겸허히 받을 수 있는 자세가 되어야 한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발간한 ‘디지털뉴스리포트’는 한국 언론의 신뢰도가 조사 대상국 38개국 중 올해까지 4년 연속 최하위로 집계됐다고 하는데 우리 언론은 절대 이런 보도를 하지 않는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중국 순방에서 혼밥을 먹었다느니 이번 G20일본 공항 도착 시 비가 오는데 개방형 트랩에 우산을 직접 쓰고 내려 홀대를 받았느니 하면서 자국의 대통령을 왜 좋지 않은 쪽으로만 깎아내리고 오히려 외교 관계를 더 어렵게 만들려고만 하는지 국민들은 이해할 수가 없다. 국가의 공식 조찬 오찬 만찬 일정이 매번 있는 것도 아니고 사실은 그 나라 국민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각료들과 일부러 서민식당을 찾아갔던 훈훈한 모습이었던 것이다. 또 G20 같은 정상회의 때 어떤 비행기 트랩을 설치할 것인지는 우리 측이 선택하는 문제로 사진 취재 등의 편의를 위해 비를 좀 맞더라도 환영 나온 분들에 대한 예의를 갖추기 위해 개방형을 쓴 것인데 언론은 엉뚱한 왜곡 보도를 하고 있다.

이젠 그런 형식적인 것이나 팩트에 근거하지 않은 추측성 보도보다는 국가 정상 간 나눈 회담 내용을 분석하고 또 향후 보호무역과 자유무역의 흐름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 분석하는 수준 높은 기사를 보고 싶다. 그리고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나아가 세계 정상들이 우리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지지하고 우리 대통령을 극진히 예우하는 모습을 통해 국격과 위상이 올라갔다는 자긍심을 갖게 하는 소식을 국민들은 대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남북 군사 합의로 안보에 문제가 생겼다느니 한미 공조에 균열이 생길 의심이 있다는 억지스러운 보도들도 문재인, 트럼프 두 대통령이 함께 DNZ 최전방 초소를 방문하고 판문점에서 전격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이루어짐으로써 근거 없는 주장이 됐다. 이번 판문점 북미 정상의 만남을 가지고도 왜 우리 땅에서 열린 회담에 우리 대통령이 같이 자리하지 않느냐고 또 말하기 좋아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미리 밝힌 것처럼 오히려 우리가 한발 물러서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풀어야 할 과제를 심도 있게 나눌 수 있도록 양국 정상을 편하게 해 준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해낸 것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그토록 멀게만 느껴졌던 남북 간의 평화 그 첫걸음인 한반도의 비핵화로 가는 대역사의 전환점이 되는 사건이 이번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인 것이다. 이제 실무 협상 과정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면 줄 것 받을 것을 가지고 서로 밀고 당기는 어려운 고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이루어야 할 평화 통일, 그 길에 거쳐야 할 과정이라면 우리 정치권도 언론도 국민들과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하지 않겠는가?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다시 나온 것도 상생의 의지를 가진 트럼프와 문 대통령의 깊은 의중을 알고 이젠 자신들의 진정한 뜻을 충분히 전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라고 본다.

덴마크 출신 예술가 그룹 수퍼 플렉스가 DMZ 남측 도라전망대에 설치해 놓은 ‘하나 둘 셋 스윙’이라고 명명한 평화 조형물, 세 사람이 함께 타는 그네가 상징하는 바가 크다. 그렇다 이젠 각자의 편협한 작은 이익들을 그만 내려놓고 같은 호흡으로 함께 구르면 더 높이 차고 오를 수 있는 ‘함께 타는 그네’처럼 어떤 상황에서든 서로를 믿고 진정으로 국민을 이해시킬 수 있는 정치와 언론, 사회와 기업 그리고 정부와 지자체들이 된다면 우리 대한민국은 기대하는 이상의 무궁한 힘을 발휘하는 평화통일국가가 될 줄로 믿는다.

해람(언론인·자유기고가)

 

황대원 기자  mro@mrr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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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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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정 2019-07-09 15:52:56

    구구절절이 맞는 말씀들입니다 ㅎ   삭제

    • 이상협 2019-07-09 12:52:57

      바쁜 일상 속에서도 서로가 서로를 믿고 교류해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느낍니다, 이제는 정말 대화와 의논, 협력하는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