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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16일부터 시행 ‘기대반 우려반’
근로자들 “괴롭힘의 기준이 모호한 것 아쉬워”
(픽사베이)

[미래로신문] 구성희 기자 = A씨는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 회사 7층으로 향한다. 그곳에는 회사 복지 차원으로 설치된 상담소가 있다. 직장 내 인간관계 스트레스로 시작한 상담이 어느덧 3개월을 넘어섰다. 입사 초반 업무실적이 조금 뛰어났다는 이유로 상사에서 ‘찍힘’을 당한 A씨는 어느덧 부서에서 아무도 말을 걸지 않는 왕따 직장인이 되었다. A씨는 때로는 울기도 하고 화내기도 하며 상담사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지만 언제까지고 상담만하고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A씨와 같은 직장 내 괴롭힘의 경우 법적 처벌 근거가 될 수 있다. 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의 70%가 괴롭힘이나 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말할 정도로 직장 내 갑질문화는 만연한 상태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올초 1월 개정된 근로노동법을 공포, 7월16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기록된 ‘직장 내 괴롭힘’이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의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정의한다.

앞으로 10명 이상의 근로자가 있는 사업장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의 예방 및 발생 시 조치에 대한 취업규칙을 필수로 기재해야 한다. 또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권고사직이나 인사 해고 등 불이익을 줄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더불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정신적·육체적 고통으로 병원 치료 시 산업재해보험 처리도 가능해진다.

이희영(춘천 거두리·28)씨는 “아무래도 근로자로써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괴롭힘의 기준이 모호한게 좀 아쉽다”라며 “얼마나 잘 지켜질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악용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고 이런 법이 생김으로써 인지하고 서로 주의하며 지내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소기업을 운영 중인 강모씨(42·자영업)은 “업무를 하다보면 피드백도 해야하고 핀잔을 줄 때도 있는데 이런 것 까지 눈치봐야 하는 건가 싶다”며 “앞으로 시행되는 걸 잘 지켜봐야 할 듯 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계도 있다.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가 직접 본인이 피해사실을 증거를 확보해야 하며 신고했다는 이유로 2차 피해를 받을 경우 가해자가 아닌 회사의 대표가 법적 처벌을 받는 등 처벌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 사업장에서도 피해자의 보호조치나 가해자를 강제조치 할 수 있는 조항까지는 포함돼 있지 않아 법적 강제성이 없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송호섭 강원인권사무소장은 “사실 별도의 법이 아닌 근로기준법 개정안이고 간단한 조항 두가지 정도 들어간 것이다. 벌칙조항이 부족하다는 것도 좀 아쉬운 부분이다”며 “법 자체의 완결성 보다는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것이 공론화 되고 그래도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내용이 포함된 것에 대해서는 의의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구성희 기자  mro@mrr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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