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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협정 위반 아니다"라면서 근거는 못 대는(?) 일본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핵심소재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내렸고 다음 달 중으로 우리나라를 수출 우대 관리 대상국(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할 방침인 일본.

일본 정부는 계속해서 이런 자신들의 조치는 '수출관리'(일본 정부가 이번 조치는 수출금지가 아니라면서 '수출규제' 대신에 쓰고 있는 용어)를 정상화하는 것이며 자유 공정무역을 지향하는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의 기본에서 어긋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WTO 협정 위반이 아니다"라고 할 뿐 그 구체적인 근거는 제대로 제시하지 못 하고 있으며 한국의 WTO 제소를 두려워하는 '모순'도 여과없이 함께 보여주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지난 25일 트위터를 통해 "어제(24일) WTO 일반이사회에선 '수출관리의 운용 재검토'(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 조치)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제대로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사회에서 한국 측의 주장이 동의를 얻지 못했고 이 건이 WTO와 같은 곳에서 논의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WTO 협정에 위반되지 않는단 말은 안 했다.

극우 성향 산케이 신문는 26일자 사설을 통해 "한국에 대한 수출관리 강화를 둘러싼 WTO 일반이사회 논의는 양국의 주장이 전혀 맞지 않은 채 끝났다"면서 이 문제를 WTO에서 다루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산케이는 "한국이 '자유무역에 역행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일본은 '안전 보장상으로 필요한 조치'라고 반론했다"면서 외신들은 한국과 일본 외 다른 나라 발언이 없어 한국이 지지를 얻지 못했다고 보도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기에 전용될 수 있는 (전략)물자가 한국에서 빼돌려지지 않도록 (수출)절차를 엄격하게 하는 것은 일본이 국제사회에 완수해야 할 책무"라면서 그래서 자유무역에 위배된다는 논리엔 무리가 있다고 강변했다.

이어 "일본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이라면서 "한국은 WTO 제소를 검토하고 있는데 일본이 이치(논리)가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방심했다간 발을 헛딛을 수도 있다"고 말해 WTO 제소로 갈 경우 꼭 이길 것이란 보장은 없다는 점을 시사했다. 하지만 그 '이치'가 무엇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신문은 "한국의 주장을 면밀히 분석하고 뒤집는 논거를 주도면밀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4월 후쿠시마(福島)산 수산물에 대해 WTO 상소기구가 1심을 깨고 한국 측의 수입금지 조치가 타당하다고 판단한 예를 들고 재차 비난하면서 "잊지 말아야 할 교훈"이라고 덧붙였다. 사설의 제목도 'WTO 한일 응수 정보전 대비 만전'이다.

그런가 하면 이날자 아사히신문은 'WTO 협정 위반' 여부에 대해 '회색'(グレ?)이라고 말한 전문가의 견해를 전해 눈에 띈다. 어느 한 쪽이 맞고 다른 한 쪽이 틀리다는 것을 단언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사히가 인용한 전문가는 최근 신문이 인터뷰했던 후카가와 유키코(深川由起子) 와세다대 교수. 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규제(일본 정부와는 달리 수출규제란 단어를 쓰고 있다)는 WTO 협정 위반이 되느냐'는 질문에 국제법과 WTO를 잘 아는 후카가와 교수는 '그레이한 조치'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후카가와 유키코(深川由起子) 일본 와세다대학 교수. © 뉴스1


아사히는 지난 11일 기사에서 후카가와 교수를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었다. 후카가와 교수는 당시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가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규정 제21조(안보상 예외조치)에 의거한다고 전하면서도 "문제는 일본의 주장이 WTO에서 허용되는지 여부"라고 지적했었다.

후카가와 교수는 WTO가 이 '안보상 예외조치'에 대해선 거의 판단을 내리지 않았고 어떤 경우에 제한이 필요한지는 당사국이 기본적으로 판단하게 돼 있어 각국의 재량이 넓게 인정되고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를 했다고 해서 반드시 룰(WTO 협정) 위반에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번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는 '법에 근거하는 분쟁 해결'이나 '다자주의'를 내세워 온 일본이 지금까지 중시해 온 정신과는 맞지 않는다"면서 "일본이 (도널드)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을 추종함으로써 WTO가 더 기능이 악화하도록 해 법적 근거가 충분치 않은 보호주의적 조치가 세계에 만연될 가능성이 높아졌을 지도 모른다"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3~24일 열린 WTO 일반이사회에 우리 측 대표로 참석했던 김승호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일본 측 조치가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한 한일 간 갈등에서 촉발된 조치였다면서 WTO 기반의 다자무역 질서에 심대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고 양국 대표 간 1대1 협의를 하자고 제안했지만 일본 측은 이를 단칼에 거절했다. 일본은 한국 정부가 이 조치의 근거는 무엇인지를 묻고자 국장급 협의를 여러 번 요청했지만 매번 무시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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