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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온고지신해야 할 시대의 ‘천도책(天道策)’

해람시론(海覽時論)

(합성사진)

오늘날 복잡다난한 글로벌 경쟁시대에 국내외 정세를 판단해 국격을 높이고 국익을 도모하는 일은 국가 구성원 모두가 함께 뜻을 모으지 않으면 이루기 어려운 일이다. 우리 헌정사에 여섯 번의 공화제를 거치는 동안 수많은 정부가 부침하며 오늘에 이르렀지만 민주주의로 나아가고자 하는 역사의 고비마다 우여곡절이 있었다.
멀리 볼 것도 없이 앞선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대한민국의 국격은 땅에 떨어져 치이고 밟히는 말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미국과 일본의 눈치 보느라 제대로 된 목소리 한번 내보지 못하고 외교적으로 끌려 다니며 안팎으로 수모를 당했고 어설픈 사드 배치 결정으로 중국의 경제보복을 초래해 문재인 정부 초에 그 뒷감당을 하느라 동분서주하던 것을 기억한다. ‘이게 나라냐?’ 할 정도로 어지러웠던 그 국난에 가까운 시절은 한 마디로 정치철학의 부재요 국가와 이익집단을 구분 못한 혼용무도한 정치집단이 온 나라를 송두리째 들어먹는 아픈 세월이었다.
조선 명종 13년 약관 23세에 조정 별시에 응시해 장원급제한 율곡 이이의 시험 답안 천도책(天道策)은 중국에까지 그의 명성을 알린 당대 최고의 정치철학이었다. 하늘과 땅의 이치를 알아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그 안에 위정자가 마땅히 펼쳐야 할 책무를 묻는 질문형 과제에 대해 만물과 인간을 안정되게 하고 국정을 이끌어가는 바른 방책을 명쾌하게 제시한 것이 천도책이다. 오늘날로 보면 풍운의 냉혹한 국제정세에 휘둘리지 않고 국익을 챙기며 위정자들이 먼저 청렴 강직함으로써 안으로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치산치수 경제 안정을 도모하는 근본 원리를 제시한 것이다.
최근 한국에 대해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내는 아베 정권의 가미가제식 경제도발을 마주하면서도 우리에겐 과거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국민적 믿음이 있다. 무엇보다 일본이 우리를 견제하고 나설 정도로 우리의 국력이 신장됐을 뿐만 아니라 깨어있는 국민들의 의식 수준 그리고 정부의 확고한 개혁 의지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본이 과거에 어떠했는지 지금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또 앞으로 우린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고 있기에 손자병법에서 백전불태(白戰不殆)라 했듯 위태롭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는 것이다.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 5월 17일자 타임지 아시아판 표지에는 굳게 다문 입술 의지에 찬 표정의 문재인 대통령 얼굴 사진과 함께 ‘THE NEGOTIATOR' 곧 '협상가'라는 표제가 실렸다. 생존의 수단으로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고 틈만 나면 무력시위를 하는 북한 김정은 체제와 남북으로 휴전선을 마주한 분단 상황에서 주변국과 경쟁 협력해야만 하는 문재인 정부에겐 외교적 협상력이 임기 내내 국정을 안정시킬 수 있는 키워드라고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조기숙 교수는 최근 펴낸 '대통령의 협상'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언가적인 힐러’ 유형으로 분류했다. 저자는“이들은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가치관에 기초해 사고하며 (중략) 복잡한 문제나 인간관계를 다룰 수 있다. 대단한 공감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타인의 정서나 의도를 당사자가 인식하기도 전에 파악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이 INFJ 유형 지도자들의 성향은 일을 매우 진지하게 다룬다는 것과 허세 부리지 않는 창조활동을 하고 지나친 완벽주의 경향을 보여주며 또한 일 자체가 요구하는 이상으로 몰두해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했다. 이 분석이 어느 정도 일치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은 문 대통령이 걸어온 발자취와 취임 후 정책 추진, 인사 결정 그리고 폭넓은 다자간 외교 협상 결과 등 여러 분야에서 그러한 성향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먼저 도발한 이번 경제 전쟁 상황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대응방식이 그러했다. 상대를 미리 알고 분석 대비했고 책잡힐 빌미를 주지 않아 상대가 스스로 조급하게 자충수를 두게 만든 것이다.
일본은 우리의 사전 외교 노력과 미국의 중재도 단호히 거절했다. 결국 아베 정권은 우리를 외교적 경제적으로 길들여 정치적 이익을 챙기려는 작은 욕심을 앞세워 세계 자유무역의 근간을 흔드는 무리수를 둔 것이다.
통상교섭본부장으로서 한미 FTA 협상을 이끌었던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브리핑을 통해 우리 수출이 증가하면 할수록 일본으로부터 핵심 소재와 부품 수입이 동시에 증가하는 가마우지 경제 체제로부터 이제는 탈피해야 한다고 했다. 이 참에 수출입 다변화를 통해 우리 경제와 무역의 체질과 구조를 바꾸어 일본의 영향력을 벗어날 수 있어야겠다. 알게 모르게 국내 여러 분야에 토착왜구로 불리는 친일세력들이 뿌리내리고 있지만 지금까지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언제나 옳고 그름을 판단해 힘을 모을 수 있는 우리 국민의 저력이 향후 지속적으로 일본을 넘어설 수 있는 충분한 동력이 되고도 남는 것이다. 3.1독립만세운동과 4.19학생의거 그리고 5.18광주민주화운동과 촛불혁명이야말로 일본이 알지 못하고 흉내낼 수도 없는 우리의 진정한 힘이다.
외교나 정치든 서로 넘지 말아야 할 금기는 상대를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무례하게 자존심의 뿌리를 흔드는 태도인 것이다. 광복 후에도 지금까지 영토분쟁 유발, 역사왜곡 등 우리를 대하는 그들의 언행에서 그 바탕이 여과 없이 드러났던 것이다. 지금은 한일 간 총성 없는 전쟁 상황이란 걸 먼저 생각하자. 안보와 국익에는 여야가 없어야 한다. 국민들도 이것을 바라고 있다. 참의원 선거에서 예상했던 과반을 확보한 일본 아베 정부는 평화헌법을 폐지하는 우경화된 개헌 목표에 한국 경제 때리기를 이용하고 있지 않은가.
최근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다시 10% 대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을 해 봐야 한다. 당내 분란이나 개혁의지 부족 등도 원인이 될 수 있겠지만 그 직접적인 원인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정작 국민들은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결단을 내리고 독립운동하듯이 일본과 싸우고 있는데 속 좁은 정치인들은 그런 정부와 국민의 등 뒤에다 총질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스스로의 언행들을 돌아봐야 한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백색국가 제외 결정에 늦게나마 여야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이다.
이러한 때 문재인 정부 또한 국제 정세의 흐름을 예의 주시하며 겸허하게 민심에 귀를 열고 국론을 모으는 일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G20 국가들을 비롯해 세계 모든 나라들이 원하는 것은 평화와 공동 번영이다. 특히 분단의 소모적 현실을 극복해야 하는 대한민국으로선 평화통일이야말로 남북이 상생하고 번영으로 갈 수 있는 최우선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 역사적 명제는 정부의 노력만으로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모든 정당과 시민사회단체가 호응하고 함께 할 때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세계적인 네트워크 구축으로 각국의 전현직 대통령 그리고 대법원장을 비롯한 법조인들과 세계의 유수한 언론인들이 자문위원과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세계 37억 여성 그리고 각국의 청년, 각종 NGO 회원들이 함께하는 HWPL은 대표적인 세계평화단체로 알려져 있다. HWPL이 펼치는 실질적 평화활동 중 하나가 지구상 전쟁종식을 위한 국제법 DPCW 10조 38항을 올해 UN 총회에 상정 통과시키는 일이다. 이를 위해 각국 정상들을 만나고 또 피스레터를 보낸 바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HWPL 회원들의 정성어린 평화 손편지에 각국 대통령들이 역시 친필로 답신을 보내오고 국가적 선언형식으로 DPCW와 한반도평화통일 지지를 표명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작은 물방울들이 이 골짝 저 골 물로 모여 시내를 이루고 또 흘러 내려 바다로 하나가 되듯이 이 작은 정성과 바른 마음들이 모여 지구상의 모든 나라를 움직이고 장차 세계는 평화의 흐름을 타고 숙명적으로 하나가 될 것이다.
UN 경제사회이사회(ECOSOC)와 공보국(DPI) 그리고 대한민국 외교부에 등록된 민간 NGO 단체 HWPL이 펼치고 있는 평화행보가 어떻게 세계 만민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는지 또 향후 남북평화통일을 위해 이들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도 우리 정치권은 보다 더 관심을 갖고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국경과 종교 인종을 초월한 이 감동의 평화 운동을 적극 지지하고 도와야 한다.
“위정자는 그 마음을 바르게 함으로써 국정을 바르게 하고 국정을 바르게 함으로써 나라 안을 바르게 하여야 하니 나라가 바르게 서면 세계의 기운도 바르게 할 수 있다”라는 뜻으로 이 시대에 율곡 선생의 천도책(天道策)을 온고지신함으로써 우리 정치권과 온 국민이 하나되어 새로운 통일 대한민국의 번영을 함께 만들어 갔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해람(언론인·자유기고가)

미래로신문  mro@mrr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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