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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밤거리, ‘강원도 여성안심귀가 동행서비스 보안관’을 아시나요”
안전사각지대 해결 위해 주민 스스로 참여사업 1년 차, 1366 콜 센터 등 홍보 필요강릉·춘천 여성보안관뿐…보충인력 시급
지난 14일 저녁 강릉 여성안심귀가 서비스 보안관이 경포해변에서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미래로신문] 석현정 기자, 박재원 기자 = “여보세요, 여성안심귀가 동행서비스 보안관입니다. 네~10시 20분에 뵙겠습니다”

여성안심귀가 동행서비스 신청 전화를 받는 변강순(원주·여)씨의 목소리가 밝다. 여성과 노인, 아이들이 안전하게 밤거리를 다닐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활동에 사명감과 보람이 크기 때문이다.

“혹시 여성안심서비스라고 알고 계세요? 1366번으로.....”

10시 20분에 만나기로 한 서비스 신청자를 만나러 가는 길, 매일 2시간 남짓의 활동시간을 활용한 홍보도 빼놓을 수 없다. 안심동행서비스 강원도 콜 센터 번호가 적힌 물티슈를 건냈다. 서비스를 안내하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지나치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변씨는 익숙한 듯 다음 사람을 향한다.

“수고가 많으십니다~조심히 다니세요!”

금요일 밤거리, 북적이는 사람들 틈에서 노란 조끼를 입은 보안관을 알아본 택시기사가 조수석 창문을 내리며 환하게 웃는다. 드물게 영업직 종사자나 술에 취한 사람들이 응원의 말을 건내기도 한다.

 

◆주민 스스로 참여해 안전사각지대 해결

여성안심귀가 서비스는 평일 심야시간 귀가하는 여성들의 주거지까지 동행해주는 서비스다.

강원도는 올해 서비스를 도입한지 만 1년째로 춘천·원주·강릉에서 ‘여성 안심귀가 보안관 동행서비스’를 하고 있다.

김준연 도 여성청소년가족과 주문관은 “이 사업의 핵심은 민·관 협력을 기본으로 하되 안전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민간단체가 스스로 사업에 참여한다는 것이다”며 “춘천과 강릉은 여성단체협의회가, 원주는 단계동 주민자치위원회가 맡아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 강원도청에서 열린 여성안심귀가 동행서비스 중간보고회에 보고된 내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적은 춘천 안심귀가 동행 1회·순찰 122회, 원주 안심귀가 동행 26회·순찰 116회, 강릉 안심귀가 동행 5회·순찰 114회다.

김 주무관은 “작년 5월에 시작해 이제 만 1년차인데 이용률 증가나 감소 등을 분석하려면 콜 센터(1366)로 접수된 서비스 이용건수가 기준이 돼야한다”며 “실제로 홍보현장에서 동행서비스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 실적통계를 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고 말했다.

사용자가 홍보물을 받은 현장에서 바로 동행서비스를 요청하니 다시 콜 센터로 전화해 신청하기 번거로워한다는 것이다.

김정헌 원주보안관총괄책임자는 “이용률을 늘리려면 홍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서비스 신청자와 함께 걸으며 시민 스스로 내가 사는 동네의 방범에 관심을 갖게 한다”며 “눈에 띄는 노란색 유니폼을 입고 매일 같은 시간 순찰을 돌며 시민들에게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안전한 밤거리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실제 범죄를 시도하다 보안관을 보고 도망치는 사례도 있었다.

택시기사와 승객이 택시 안에서 실랑이를 벌이던 중 승객이 기사를 폭행하려다 보안관을 보고 급히 내린 적도 있고, 음주운전 차량이 보안관을 보고 도망가다 적발된 경우도 있다. 원주경찰서 생활안정계 관계자에 따르면 보안관이 범죄현장에서 범인을 직접 제압할 수는 없지만 이만하면 가시적인 효과는 있다고 볼 수 있다.

 

원주 여성안심귀가 서비스 보안관들이 지난 9일 저녁 단계동 번화가 순찰을 돌던 중 건널목에 서 있다.

◆빠듯한 사업비와 취객은 어디에나 있다

시별로 한 해 사업비는 각각 1400만원이 지원되지만 장비구입과 교통비 등의 운영자금만으로도 빠듯하다.

박경수(원주·37세)씨는 “보안관들 사이에서는 이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커 보안업체나 경찰 같이 특수직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많다”며 “보수를 거의 받지 않고 있지만 꼭 필요하다 생각되는 부분은 사비를 들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단한 사명감이라기보다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서비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부분 무리하지 않는 선이라고.

보안관 중에는 동행서비스를 받아보고 서비스 취지에 공감해 보안관을 시작한 경우도 있다.

홍정아(원주·여·51세)씨는 “처음 서비스를 받던 날 동행하는 보안관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사업취지에 깊게 공감해 시작하게 됐다. 일주일에 한 번은 11살 딸아이도 함께 동행 하는데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주는 것 같아 앞으로도 아이가 원한다면 함께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늘 보람된 것만은 아니다. 술에 취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 때문에 곤혹을 치르기도 한다.

홍씨는 “함께 걸으며 안전한 밤거리라는 인식을 심어주려 하는 것인데 술에 취해 택시를 타고 가야 할 거리를 차로 이동하자고 떼를 쓰기도 한다”며 그럴 땐 취한 사람을 두고 돌아가지도 못하고 난감하다고 말했다.

 

◆밤길동행, 여성보안관도 무섭긴 마찬가지…인력보충시급

원주를 제외한 춘천과 강릉은 사업주체가 여성단체협의회이기 때문에 모든 보안관이 여성이다. 실제 번화가인 원주를 제외한 춘천과 강릉의 순찰 코스는 인적이 드물고 어둡고 으슥한 동네를 지나야 한다. 딸 같고, 동생 같은 여성을 바래다주는 마음은 뿌듯하지만 여성보안관도 어둡고 한적한 밤길이 무섭긴 마찬가지다.

김희선 춘천시여성단체협의회장은 “주어진 일이라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지만 너무 어둡고 으슥한 곳은 순찰하기 꺼려진다”며 남·여 인력보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달 초 열린 중간보고회에서도 가장 시급한 보완점으로 인력충원을 꼽았다. 현재 각 시에서는 20명 내외의 인원이 2~5명씩 1개 조를 이뤄 평일에만 동행서비스와 지역 순찰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순희 강릉시여성단체협의회장은 “관광지이다 보니 여름에는 경포대와 안목 해변가 순찰을 돌고 있는데 순찰 중 시내에서 동행서비스 콜이 들어오면 급히 개인차로 이동한다”며 “2개 조로 나눠 동행서비스와 순찰을 각각 진행하면 효율적이겠지만 인력이 부족해 그렇게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정종임 춘천새마을부녀회장은 “서비스를 찾는 사람이 많으면 더 신바람이 날 텐데 홍보물을 건내줘도 무시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고 따로 시에서 진행하는 홍보는 전단지뿐이라 서비스에 대해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며 “필요한 서비스라고 생각되지만 홍보도 부족하고 여성들로만 진행하는 서비스라 애로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사업 확대와 지역별 고른 발전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실적파악이 필요하다. 때문에 먼저는 시스템을 구축한 후 지역별로 필요한 인력을 보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석현정 기자  shines33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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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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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빵야 2019-08-20 17:58:58

    유익한 기사에요 정말 그 장소에 있는 것 같네요 보안관들이 더 힘내주길 바랍니다~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