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감염병을 대하는 서로 다른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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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감염병을 대하는 서로 다른 생각들
  • 미래로신문
  • 승인 2020.02.11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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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람시론(海覽時論)

역사를 보면 전염병이 돌아 국가적으로 큰 피해를 본 사례가 여러 번 있었다. 중세시대만 해도 국가적 방역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때라 한 번 전염병이 퍼지면 엄청난 사망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1347년 칭기즈칸의 장남 주치가 세운 킵차크칸국의 몽골 기마병은 흑해 북쪽에 위치한 제노바의 무역 기지인 카파를 포위 공격했다. 이때 몽골군은 중앙아시아 초원 지대에서 흑사병으로 죽은 시신을 공성포에 실어 성안으로 던짐으로써 엄청난 희생자가 발생했던 일종의 세균전에 대한 기록도 있다. 한편 조선조 실록에도 여러 차례 기록돼 있는 역병에 대한 기록들을 보면 국가적인 통제를 하고 의원들과 약재를 창궐한 지역에 지원하는 노력을 통해 역병의 확산을 수습했던 사례들이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메르스 사태 그리고 가축 질병이긴 하지만 조류인플루엔자 등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난 후 지금 정부에 이르렀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처하는 대한민국 정부의 방역시스템은 예방 탐지 대응 차원에서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는 수준이다.

이웃 일본만 봐도 안일하게 대처하다가 무더기 감염자가 발생해 우왕좌왕하고 있지만, 우리 질병관리본부는 2년 전부터 예상되는 신종 질환에 대해 알고리즘을 만들기 시작했고 작년 12월에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키트 발명과정을 훈련했다. 그리고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자 어느 나라보다 빨리 진단 키트를 만들 수 있었고 확진자로부터 바이러스를 분리하는데 성공해 이젠 백신 개발에 들어가게 됐다.

또한 질병관리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단시약 1개 제품에 대해 긴급사용을 승인해 지역 보건소와 민간 의료기관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기존의 진단 방법이 24시간에 걸쳐 2단계 과정으로 시행됐지만 개선된 '실시간 RT-PCR' 검사법은 6시간 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는 검사 방법이다.

중국은 현재 공식 발표만도 4만 명을 넘어가고 있는 엄청난 확진자 중에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 가장 가까운 이웃이므로 확산될 위험 요소가 큼에도 우리 국내의 확진자 수나 감염자의 병세 그리고 무엇보다 방역시스템으로 볼 때 차분하게 잘 대처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여러 외교적 경제적 파급효과를 고려해 가며 단계적으로 격상 조처를 하는 등 우리 정부가 신중하고도 믿을만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본다.

또한 중국 우한 지역에 고립돼 있던 우리 교민과 가족들을 위해 특별 전세기를 보내 국내로 이송하고 지정 시설에 격리 조치해 돌보는 등 국가의 책임을 다하고 있고 지역의 주민들도 갈등을 이기고 이들을 수용하는 태도를 보여 국민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국가적인 재난이든 질병이든 이슈가 되는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한 가지 염려스러운 점은 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일부 정치세력들과 이에 동조해 사회 불안을 조장하는 언론의 시각이다. 이웃 나라의 질병 확산이 계속되면 결국 우리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돌아온다는 걸 모르지 않을 텐데, '현대판흑사병', '퍼주기 의료 지원이니 기타 이웃 나라를 혐오하는 발언을 하고 심지어 우한 지역 우리 교민들을 데려오면 안 된다는 수준의 언행을 일삼는 정치인들이 있다. 인류애까지는 몰라도 최소한의 동포애를 상실한 사람들이다. 지금은 막연한 공포심보다 이성적 대처가 필요한 때라고 본다.

언론 또한 중국처럼 지나친 보도 통제로 인해 피해가 확산되는 것도 큰 문제지만 확인되지 않은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불안감을 조장함으로써 사회와 경제 등에 악영향을 끼치고 또한 최선을 다해 일하는 정부와 방역 당국, 일선 의료인들의 힘을 빼는 무책임한 보도를 자제해야 한다. 이러한 때 같은 말이라도 잘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선 다행히 정부와 방역 당국이 적절한 조치로 확산을 막고 있다라든가 국민은 예방 수칙을 준수하고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얼마든지 감염병 확산을 잡을 수 있다라고 알려준다면 국민도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정치인 그리고 언론의 사명은 국가나 인류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모든 이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닐까?

국가 간의 정보공유와 협력 또한 중요한 일이다. 여기에는 진영이나 지역, 국경이 없는 것이다. 두 차례 세계 대전을 치르면서 적십자가 그러한 일을 했고 세계 도처의 전쟁과 질병에 대처하는 국경없는의사회가 그 훌륭한 모델이다. 여기 또한 아름다운 사례가 있다. 31일 자 중국 인민일보는 "한국이 바이러스 퇴치를 돕고 있다"면서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한 것에 많은 한국인의 마음이 움직였고, 기관과 개인들이 성금을 내면서 중국인들에게 격려와 지지를 표하고 있다"라고 보도하면서 다양한 한국의 기부 사례들을 전하고 있다. 인민일보는 바이러스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대학교 한국인 동창회에서 방호복 20만 벌, 고글 10만 개, 방역 마스크 330만 개, 의료용 N95마스크 9만 개 등 총 1873만 위안(32억원)을 기부했다고 전했다.

우한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려 중국 당국에 의해 유언비어 유포자로까지 몰리기도 했던 우한중앙병원 리원량 박사가 열약한 환경에서 환자들을 돌보다 숨졌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있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참담한 상황에서 지친 심신을 일으켜 세워가며 환자를 돌보고 있을 중국 발병 지역의 의료인들에게 그리고 우리 질병관리본부 및 방역 당국 종사자들에게 애정과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러나 이웃이나 국가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자기들이 할 일은 도외시하고 이를 이용해 패거리나 개인의 이익을 챙기려는 자들이 누구인지 시민들은 가려낼 것이다. 아무쪼록 정부를 믿고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해람(언론인·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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